조효훈 목사님을 보내드리며

2020 10 24

34년전 결혼식 주례를 부탁 드릴때만 해도 서먹서먹한 사이는 아녔지만 그렇다고 아주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다. 조목사님과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적은 내가 영적으로 갈급할 당시 목사님의 성경공부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수준 높은 성경공부 설명중 목사님이 자유자제로 사용하시는 한문 때문에 아주 힘이 들었기에 목사님에게 부탁을 드렸다. 수준에 맞는 특히 청소년 사역에 관심을 가진 분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목사님께서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배경을 가지고 오시라 하셨다. 자신의 양을 아무에게나 훈련시키게 없다셨다. 그때는 목사가 아니고 집사이시던 이흥구 선생님을 지명했고 조목사님께서는 자신이 직접 이선생님 뒷조사 하시고 나에게 제대로 배워서 열심히 청소년 사역을 하라고 하시며 허락을 해주셨다.

그후 몇년이 지나서 청소년 사역을 하는 나에게 교회에서 집사 임명을 하면서 수락서를 요청했다. 이것에 대해 조목사님께 상담을 했다. 집사라는 직함이 있어야만 하냐? 목사님께서 설명해 주시기를 당연히 평신도로서 얼마든지 섬길 있으며 사실 서리집사제도 자체가 우리 한인교회들이 만들어 직함을 남발하는 부작용도 있으니 걱정말고 청소년 사역에만 집중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당시 시작된 청소년 사역 특히 성경암송대회(Bible Drill) 웅변대회 (Speakers Tournament) 목사님이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셨다. 남가주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위해 떠나는 학생들을 불러 기도해 주셨다. 그때 학생이 목사님이 인용하신 성경구절 시편에서 수가 틀렸다고 지적을 했다. 목사님 그것을 들으시고 그분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함께 “This is the reason why I love the Bible Drill”하시며 청소년들의 사기를 부추켜 주시고 엄청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목사님이 이임하시고는 잠시 연락이 끊어졌었다. 몇년이 지나서 목사님과의 관계를 다시 맺어준 것은 목사님 좋아하시는 취미, 낚시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바닷낚시를 좋아한다. 배를 타고나가서 선장이 낚시를 내리라 하면 내려서 잡히는 아주 쉬운방법이었다. 반면 목사님은 민물 낚시를 즐기셨다. 이것이야 말로 실력이 있어야하고 진짜 시간도 많이 드는 것이었다. 항상 낚시를 가면 목사님에 비해 1/10 못잡고 빈손으로 돌아오면 목사님이 잡으신것 얻어먹는 꼴이었다. 이렇게 이어진 관계를 어제 되짚어보니 거의20년이나 되었다. 배타기 싫어하시는 목사님을 모시고 준치, 메기 그리고 농어 등을 잡으러 멀리는 200마일, 왕복 최소한6시간의 거리를 오가며 북가주를 헤메고 다녔다. 이처럼 먼거리 운전을 하다보면 나의 나쁜 버릇인 졸면서 운전하기에 목사님이 도와주시려 옆에서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내용인즉 침례교 역사와 교리 그리고 자신의 철학까지도 동원해서 내가 정신 바짝차리고 운전하라고 계속 이야기 해주신다. 낚시 중에도 계속 이야기를 하다보면 찐한 농담도 해주시고 자신의 삶과 인생 경험담까지 나눠주신다. 몇번은 아예 전날 떠나서 호텔에 신세를 경우에는 밤새도록

한번은 미주 한인 침례교회 50주년 컨퍼런스가 있었다. 나도 참석차 올라가면서 목사님을 차로 모시고 갔다. 3 돌아오는 길에 안에서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신과 오랬동안 알고 지내는 목사 몇분이 있는데 가까우면서도 때로는 아주 팽팽한 관계분인데 이분이 늦은밤 대화를 나누며 조목사님께너는 무슨 복이있어서 은퇴를 했는데도 운전수와 꼬봉까지 데리고 다니냐? 나보다 너는 사역에 성공한것 같아 부럽다라고 하셨단다. 그러면서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누구누구 목사가 자신에게 부럽다고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평범한 목사와 성도의 관계를 넘어 스승과 제자 포함해서 지난 몇년 간은 낚시 친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이가 되었다. 목사님과 나만이 통하는 우리들의 은어; 고구마/맥주/낚시바늘/Golden State/ 첫선교사/컴퓨터/바이러스 이런 기억을 더듬으면서도 조목사님이 특이했던 점들이 있다. 자신의 아들보다도 어린 나에게 절대로 하대하지 않고 존대. 그리고 나에게 배려해주시기 위해 구사하시는 완벽한 영어(켄터키 사투리 억양) 그리고 종종 친구들끼리나 할수있는 반가운 대화

목사님, 주님 품에서 잠시 쉬시고 저도 목사님 따라가서 천국에서 만나요.

이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