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9

 

왜 글로 쓰는가?

 

어떤 이들은 물어온다. “ 어머니에 대해서 이런 수필들을 쓰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깊은 생각 없이 살다가 정작 돌아가시고 나니까 기억이 되살아난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갔던 사건들도 돌아보니 오늘에 나를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기에 혹시라도 나중에 자신을 이해하고, 상기시키기 위해 글로 남기게 되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환갑을 넘어 언젠가 마주하게 될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나의 후손 주형, 태형, 해피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이 나에게 혹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하여 특별히 알아야 것들은 별로 없다. 다만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그리고 할머니 혹은 증조할머니가 예수인이었다는 사실, 그것만은 확실히 남겨주고 싶다.

 

자서전을 몇몇 사람을 안다.  그리고 자신의 자서전을 써달라는 부탁도 받아봤다. 그런데 자서전이란 것이 대부분 자기 잘났다고 자랑하는 외에는 별로 내용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내용들을 위해서 장본인의 평상시 행동과 인생 철학도 많이 세탁되어 근사하게 글로 쓰여진다.

 

Har$all

 

때문에 더더욱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에 생각이 퇴색하거나 아니면 자랑거리 만들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고 진솔하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싶다.  아울러 아직도 대부분의 교인들과 친구분들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기에 과장하거나 혹은 미화한 것들을 지적해줄 있을 때 기록해야 좋을 것 같아 그냥 별생각 없이 적어 본다.

 

벌써 어머니가 소천하시고 주가 훌쩍 지났다. 초기 며칠은 어머니와 관련된 추억들이 많이 머리에 맴돌았는데 이제 정리됫고 정상적 생활을 하다보니 뜸해진다. 그런데 이제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성경구절이 있다. 홍해를 건넌 돌을 쌓아 후손들이 기억 할 수있게...  일정된 계기나 기록된 글이 없으면 슬며시 살아지는 우리들의 기억.

 

거의 매일 대하는 교회 강단 앞에 커다란 문구가 있다. "In Remembrance of Me" -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흘린 그리고 찢어진 ; 이것을 기념/기하기 위해 성찬식이 있다. 비슷한 관점에서 어머니를 기념/기억하기 위해 계획/추진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최소한의 간이 장례식을 주장한 어머니의 계획과는 어긋나는 일이 있다. Facebook 포스트한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이 장례식장에서 전해주려고 준비한 조의금에 대해 전화를 주시는 분들에게는 정중히 설명을 하고 거절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우편으로 보내시는 분도 있고 인편으로 보내실 때는 설명과 거절이 통하지 않는다. 수표일 경우 그냥 지날 수 있는데 일부는 현찰이고 돌려드릴 방법도 쉽지만은 않다.

 

후 선택을 것이 바로 "In Remembrance of 이종예 집사" Fund 선착금으로 사용될 것이다. 유언으로 남기신 10여만 불과 함께 힘들게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액수는 아닐지라도 매년 나누면서 학력도 없고 재력도 빈약했던 과부를 기념하는 것이 오히려 근사한 자서전보다 나으리.

 

아무튼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줄어든다. 당연히 관련된 글들도 줄어들 것이기에 " FB 자꾸 포스트…" 대답도 필요가 없어지겠죠? 그래도 어머니 생각날 때마다 주절주절 …...ㅠㅠ